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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훈한의원/칼럼

성장클리닉! 알묘조장(揠苗助長)해서는 안된다.

 

장클리닉! 알묘조장(揠苗助長)해서는 안된다.

 

겉모습만 커지고, 속이 알차지 못한 키성장은 이제 지양해야 합니다. 
김성훈한의원장/한의학박사 김 성훈

 

맹자의 공손추 상편에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옛날 중국의 춘추시대 송나라 때 어떤 농부가 있었습니다.

농부가 힘들여 논에 묘(苗:곡식의 싹)를 심었는데, 그 모내기한 싹이 아무리 보아도 남의 묘보다 작고 도무지 자라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오늘은 벼가 더 자랐겠지’하고 재보면 거기서 거기고, 크기가 매일 거의 똑같은 것입니다.
'빨리 자라야 벼에 이삭이 올라오고, 이삭이 영글어 수확할 수 있을 텐데' 하며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습니다.

그 농부의 마음과 같이 쑥쑥 자라지 않고 너무 늦게 자라자 조급증이 생겼습니다.

‘어떻게 하면 무엇을 해줘야 다른 논의 벼보다 빨리 자랄 수 있을까?’ 하며 고민을 거듭한 끝에 묘안이 떠올랐습니다.

‘벼의 마디를 하나씩 뽑아주면 키가 금방 커지겠군!’

농부는 신이 나서 하루 종일 묘를 하나하나 뽑아서 잡아 늘려 주었습니다. 
너무도 힘들어 녹초가 되었지만 농부는 즐거운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와 가족들에게 자랑스럽게 말했습니다.

"아! 오늘 너무 힘들었어요. 하지만 이제 한시름 놓게 되었어요. 묘가 너무 안 자라서 걱정이었는데 내가 하루 종일 묘가 자라는 것을 도와주고 왔어요."

이 말을 들은 가족들이 무슨 말인가 하고 급히 논에 가보니 줄기가 늘려 뽑혀진 벼는 이미 시들시들 말라가고 있었습니다.

이 일화에서 알묘조장(揠苗助長:묘를 뽑아서 크는 것을 도와준다.) 즉 조장(助長)이라는 말이 생겨났습니다. 조장은 도와서 성장시킨다는 뜻으로 우리들이 얼른 보아도 참으로 바보 같은 농부의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요즘의 우리들도 그 바보 같은 농부처럼 묘가 더 잘 자라라고 마디를 뽑아주는 어처구니없는 일을 하여 오히려 해악을 끼치는 일들을 너무도 많이 행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건강은 둘째 치더라도 일단 키워 놓고 보자 하시면서 서두르시는  어머님은 혹시 아이들의 키 키우기를 조장(助長)하고 계신 것은 아닙니까?

몇 년 전 일이었습니다.
그 해에는 유난히도 태풍이 많아 그 바람으로 인해 여름내 땀을 흘리며 가꾸어 왔던 이삭을 펴기 시작한 벼가 다 쓰러져 시름하시는 농부의 이야기를 듣고 가슴 아파한 적이 있습니다. 그 어르신께서는 말끝에 내가 너무 욕심이 많아서 벼가 바람에 쓰러졌다는 것입니다. 즉 벼가 잘 자라라고 거름을 너무 많이 해 벼가 웃자라 힘이 없어 쓰러졌다는 것입니다. 옆집의 논의 벼는 거름을 적당히 하여 벼의 키가 작아 바람의 피해가 적었다 하시면서요.

요즘의 우리 아이들이 예전의 부모님 때보다 많이 큰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아이들 체력이 계속 떨어지고 있습니다. 체격은 커졌는데 그 체격을 유지하는 기본적인 기운인 체력과 질병에 저항하는 면역력이 모자랍니다.

아토피나 알레르기와 같은 만성증상을 가진 아이들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고, 심지어 성인병을 가진 아이가 많아지고 있는 현상은 무엇 때문일까요?

20~30대에 골감소증 환자가 40%에 이르고, 혈기왕성해야 할 군인들 중에 빈혈 때문에 헌혈이 어려운 사람도 적지 않다고 하는데 왜 일까요?

지금의 추세로 본다면 나이가 어릴수록 앞으로 키 체중의 체격은 더 좋아지겠지만, 체력과 면역력이 더 떨어져 병은 훨씬 더 많아질 것입니다. 지금의 10대의 청소년들이 40대의 장년이 되었을 때 어떤 병으로 고생을 하게 될지 참으로 걱정이 아닐 수 없습니다.

‘화학비료를 주고 농약을 하여 겉보기만 좋게 키운 채소보다는 유기농 비료로 키운 채소가 병충해에도 강하고 맛도 좋고 영양도 만점이다’ 는 것을 잘 아시면서 왜 우리 아이들은 이렇게 키우지 않습니까?
이제는 외형도 중요하지만 내실을 기해야 할 때입니다.

면역력도 강하고 뼈 속까지 튼튼하게 우리 아이들을 키워야 합니다. 키만 멀대 같이 크지 어릴 때 단단하게 자라지 못한 사람은 나중에 어른이 되어서도 당연히 병에 잘 걸릴 것입니다.

겉모습만 커지고, 속이 알차지 못한 키성장은 이제 지양해야 합니다.